우리 인간들은 살아가는데 있어 해와 달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고 있기 때문에,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와 달의 변화 규칙에 따라 일정한 주기를 정하여 살아왔는데, 이러한 주기가 발달하여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일반주년(一般週年)인 년(年), 월(月), 일(日), 시(時)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각 지역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정한 주기 속에서 어떤 사건이나 의미를 기념하는 특정한 날이나 기간이 만들어져 매년 그것을 기억하는 예식이 거행되어 왔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1년을 한 주기로 하여, 춘(春),하(夏),추(秋),동(冬)의 4계절과 24절기를 나누어 개인생활, 가정생활, 사회생활을 막론하고 이 세시절기(歲時節期)에 따라 삶을 영위하여 왔습니다.

하느님의 창조에서부터 출발하여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로 완성된 구원의 역사를 믿고 가르치는 교회도 이 세상 속에서 살아가면서 사회의 일반주기 제도를 따르고는 있지만, 이러한 일반주기 속에 그리스도를 통하여 실현된 하느님의 구원 역사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교회 나름대로 여러 항목과 주제별로 일정한 기간을 분배하여 별도의 고유한 주기를 정하여 지내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교회 고유의 주기제도를 1년 단위로 표시한 것을
전례주년(전례주년 : Annus Liturgicus)이라고 하며, 1년의 시간을 통하여 그리스도안에서 실현된 하느님의 위대한 구원업적을 기념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전례주년을 시기, 달, 날짜 순으로 종합하여 적어 놓은 것을 전례력(典禮曆 : Calendarium Liturgicum) 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전례헌장은 전례주년의 의미에 대하여

"교회는 1년의 과정 속에서 그리스도의 모든 신비, 즉 강생에서 시작해서 성신강림날과 주님의 기다림을 기념한다" (102항)

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구원사업을 역사적 시간 속에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실현하고 계십니다.
따라서 인간의 모든 시간은 구원의 시간이며 하느님의 시간인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교회의 임무는 모든 세대에게

그리스도 안에서 실현된 구원의 업적을 전하고 인간들이 그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있으며, 교회는 바로 이러한 사명을 '전례'를 통하여 수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별히 전례주년을 통하여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실현된 하느님의 구원역사와 업적을 단계적으로 기념하고 재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때 전례주년을 이루는 토대는, 하느님께서 인류 역사 안에서 단계적으로 실현하신 구원업적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구원사업은 세상 끝날까지 계속 될 것이기 때문에, 전례주년은 과거의 구원역사 뿐 아니라 미래에 완성될 구원을 준비시키는 내용까지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전례주년은 하느님의 구원역사를 기억하고 그것을 현재화 시키며, 미래를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례주년의 두 축을 이루는 것은 예수부활대축일과 예수성탄대축일이며, 이 두 축일을 중심으로 사순시기, 부활시기, 대림시기, 성탄시기, 연중시기 등의 구조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례의 고유시기와 더불어 교회 안에서 공경을 받는 성인들의 축일이 전례주년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전례주년은 크게

1) 성인들의 축일

2) 전례 고유 시기에 거행되는 축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